일상/일상의 감상(일기장)

레몬딜버터, 라임바질버터와 건강

갬성꿈돌이 2021. 8. 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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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오늘의 날씨 : 맑다가 3시쯤 천둥번개와 잠깐의 소나기. 그 후 습하지만 맑음. 관절시리고 허리아프다ㅠ

 

2021년 8월 7일 토요일, 친구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레몬딜버터와 라임바질버터를 받았다. 공장제자동대량생산의 시대에 가내수공업 선물이란, 정말이지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그만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 더운 여름에 아침 일찍 일도 다녀오고, 만날 때까지 들고다닌 무거운 아이스팩들 사이에 꽁꽁 싸온 소중한 버터들을 받으며 가슴이 일렁거렸다. 너무 고마운 나머지 받아오자마자 먹어보느라 처음 받았을 때의 예쁜 모습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예쁜 마음이 내 뱃속으로 들어가 몸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미 많이 먹어버린 라임바질(왼쪽)과 레몬딜버터(오른쪽)..
레몬딜버터

레몬제스트, 라임제스트를 사서 한게 아니라 직접 레몬과 라임을 사다 세척하고 강판에 갈았다고,, 그 고생이 결국은 승화되어 음식이라는 예술이 되었다. 맛과 향이 예술이라는 뜻이다.

라임바질버터

건강을 생각해 무염버터를 사용했으며 딜허브, 바질도 싱싱한 거로 마트에서 사다가 했다는 말에 '돈 꽤 들었겠다' 싶기도 하고 무염버터,,,건강,,, 안그래도 건강생각해서 버터를 무염버터로 먹은지 2년이 되었는데 이런 세심한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항상 여름에 불어오는 산들바람 같기도 하고 맑은 하늘에 떠다니는 귀여운 구름 같기도 한, 배려와 공감으로 가득한 하늘하늘한 친구였는데 이제는 그 친구를 생각할 때 상큼한 레몬향과 시원한 허브향까지 더 해져서 완전한 공감각을 이룰 것 같다. 맑은 하늘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흩날리는 향을 가진 허브밭에서 레몬을 으깨며 함께 노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 언젠가 한번 녹차밭이나 놀러가자고 해볼까.

 

카페라떼 +계피가루를 섞은 카라멜시럽을 살짝 뿌린 구운 바나나 + 라임바질/레몬딜/레몬딜토스트. 

브런치,,,는 아니고 그냥 런치가 되어버린 애매한 시간. 빵 위에 계란을 올려서 굽는 서니사이드업은 너무 안익어서 오늘도 실패했다. 언제쯤 빵은 바삭하고 계란은 노른자가 살짝 안익은 서니사이드업 토스트를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세상엔 미지수가 너무 많아 삶이라는 게 참 어지럽고 어렵다(엉엉).

 

 

그러던 중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했다. 아마존에서 직구하려다가 21센츄리 제품과 얼라이브가 재고가 없기도 하고 배송비 8천원을 추가로 내는 것보다 아이허브가 더 싼걸 발견하고 구매한 내 소중한 영양제들.

 

어느 순간부터 헤모글로빈수치가 점점 떨어지면서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포진, 건선, 그냥 이유없는 발진과 두통, 위장문제,,,, 모두 다 면역력 결핍이라고, 수치부족이라고,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분명 스트레스는 옛날보다 너무X1000000000 좋아졌는데 문제가 뭔가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커피 섭취량(과 함께 당섭취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래서 뒤질거 같다 싶어 하루 3~4잔 마시던 커피를 거의 끊다시피 일주일에 2~3잔으로 줄인지 한달째. 초반에는 무기력하고 피곤하고, 지치고, 지겹고, 입이 심심하니 계속 커피가 먹고 싶고 그랬는데 점점 심해지는 피부상황과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등 때문에 이러다 진짜 죽겠네 싶기도 하고 속쓰림이 너무 심해져서 못마시겠더라,,

앞으로 하루 3번씩 번갈아 꼬박꼬박 열심히 만날 내 미래의 건강들

한번 떨어진 헤모글로빈 수치는 쉽게 못 되돌릴거라며 정말 장기간 복용할 마음의 준비(?이게 마음의 준비라고 해야하나? 하긴 다이어트도 작심삼일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얘기겠지 뭐.)를 하라는 의사와 약사의 말에 기분이 묘했다. 본래도 그리 건강한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점점 늘어나는 영양제들을 보니 나이든 걸 실감하는 기분이랄까, 살아가는 것이 이제는 자라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것을 선고받은 기분이랄까.

 

음, 이제부터는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큰일나기 시작하는 나이구나. 그렇구나... 하는 뭔지 모를 상실감과 함께 여름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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